사진을 찍고 무심코 확대했다가 심장이 철렁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자고 일어난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찍은 사진인데, 확대해보니 눈 한쪽에 뭔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거든요. 그게 체리아이 증상이라는 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강아지 눈 건강, 어느 날 갑자기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우리 강아지 눈이 원래 빨갛지 않나요? 체리아이 증상
저희 집 강아지는 파피용인데, 평소에도 눈이 자주 빨간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그런 아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진을 확대해서 보고 나서야 뭔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단순히 충혈된 게 아니라 눈 안쪽 구석에서 붉은 조직이 툭 튀어나와 있었거든요.
체리아이란 3안검(제3안검), 즉 강아지에게만 있는 세 번째 눈꺼풀이 정상 위치에서 이탈해 눈 밖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름처럼 붉고 동그란 형태가 눈 아래쪽에 매달려 있는 모양새라 한 번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엔 물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눈꺼풀 조직 자체가 빠져나온 거였습니다.
주로 눈물샘을 지지하는 인대(결막인대)가 선천적으로 약해서 생깁니다. 인대란 조직과 조직을 연결해 제자리에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인대가 약하면 눈꺼풀이 제 위치를 잡지 못하고 밀려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생후 6개월에서 두 살 사이, 어린 시기에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리아이로 인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는 불편감입니다. 통증이 즉각적으로 생기는 건 아니지만, 강아지가 눈 주변을 자주 긁거나 비비기 시작합니다. 저도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근 들어 저희 아이가 눈 주변을 자꾸 앞발로 문지르던 게 떠오르더라고요. 그 행동을 그냥 습관이려니 넘겼던 게 지금도 걸립니다.
단두종만 걸린다고요? 실제로는 좀 다릅니다
체리아이 하면 보통 눈이 크고 코가 납작한 단두종(短頭種) 품종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단두종이란 시츄, 치와와, 보스턴 테리어, 페키니즈처럼 두개골이 짧고 눈이 앞으로 돌출된 형태의 견종을 뜻합니다. 이 아이들은 구조적으로 안구 주변 조직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체리아이 발생률이 높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처럼 파피용을 키우는 분들, 또는 말티즈나 푸들을 키우는 분들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단두종이 아닌데도 체리아이가 발견되는 사례가 꽤 있거든요. 저도 처음에 "파피용은 해당 없지 않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품종보다는 개체별 인대 강도에 따라 발생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체리아이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생후 6개월~2세 사이 어린 개체에서 선천적 인대 약화로 발생하는 경우
- 시츄, 치와와, 보스턴 테리어, 페키니즈 등 단두종 견종에서 구조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경우
- 말티즈, 푸들, 파피용 등 단두종이 아니더라도 개체별 인대 상태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
- 눈 주변 강한 충격, 외상, 종양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
특히 한쪽 눈에만 체리아이가 있다고 해서 반대쪽은 괜찮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쪽이 발생했다는 건 반대쪽도 인대가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고, 실제로 한쪽을 수술하다가 마취 상태에서 반대쪽도 발견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제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됐습니다.
하루 지켜봤더니 사라졌는데, 그냥 두면 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병원을 바로 가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다리를 살짝 절뚝거릴 때 급하게 데려갔다가 "이상 없음" 소견을 받고 시간과 비용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하루 정도 지켜보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해보니 튀어나왔던 게 깨끗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도했는데, 다시 찾아보다 보니 이게 마냥 좋은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시적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여도 재발률이 높고, 방치할수록 안구건조증(Keratoconjunctivitis Sicca)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구건조증이란 눈물 분비가 줄어 각막이 지속적으로 마르고 자극을 받는 상태를 말합니다. 체리아이가 있는 3안검에는 전체 눈물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눈물샘이 포함되어 있어, 이 부위가 오래 노출되거나 손상되면 눈물 생성 자체가 줄어드는 겁니다.
또 강아지가 눈을 긁어 각막궤양(Corneal Ulcer)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막궤양이란 각막 표면이 손상되어 패이는 상태로, 통증이 심하고 시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재발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반복된다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는 게 맞는다고 저는 지금 생각합니다.
"하루 지켜보자"는 판단이 항상 틀린 건 아니지만, 그 기준을 모든 증상에 똑같이 적용하는 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눈과 관련된 증상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체리아이 수술, 어떻게 진행되나요
체리아이 치료 방법에 대해 찾아보면 "손으로 밀어 넣으면 된다"는 정보를 접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방법을 권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경미한 초기 증상에서 일시적으로 환납(還納), 즉 이탈된 조직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게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대 자체가 약한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재발을 반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염증이 쌓여 나중엔 수술 난이도가 더 올라가게 됩니다.
현재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은 매몰법(Pocket Technique) 수술입니다. 매몰법이란 돌출된 3안검의 눈물샘을 잘라내지 않고 안검 내부로 접어 넣어 고정시키는 수술 방식입니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조직을 아예 절제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지만, 그렇게 하면 눈물샘이 함께 제거되어 안구건조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매몰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수술 전 이미 염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항생제 점안액이나 항염증 약물로 붓기와 감염을 먼저 가라앉히고 수술에 들어갑니다. 수술 후에는 회복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엘리자베스 칼라(넥카라)를 착용시켜 강아지가 눈을 긁지 못하게 해야 하고, 안약 처치를 꾸준히 해주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일주일 전후로 경과를 확인하고, 안검이 제 위치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치료가 마무리됩니다.
체리아이는 재발률이 꽤 높은 수술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술 경험이 풍부한 병원을 선택하는 게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대한수의사회(출처: 대한수의사회)에서는 안과 전문 수의사 또는 외과 수술 경험이 많은 병원을 통해 치료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수의사협회(AVMA)도 체리아이의 조기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오래 방치할수록 주변 조직에 2차 손상이 생겨 수술 후 회복도 더뎌질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반려동물의 신호를 내 기준으로 걸러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원래 눈이 빨간 애야", "어제 들어갔으니까 괜찮겠지" — 이런 생각들이 결국 발견을 늦추는 이유가 되더라고요. 체리아이는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가 훨씬 수월한 질환인 만큼, 눈 주변을 자꾸 긁거나 붉은 조직이 보인다면 하루 이틀 더 지켜보기보다 병원에 먼저 가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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